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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농의 아들

박권농의 아들

임진란이 일어나기 직전 박권농이란 사람이 동래에 살았다. 그는 아무 집을 가리지 아니하고 일을 거들어 주고 살아가는 하루살이의 비천한 몸이었다. 내일을 위한 꿈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권농에겐 술만이 즐거움이 될 수 있는 벗이었다. 어느 날 만취가 된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미남마을(온천2동) 앞을 지나 지금의 서천교에 다다랐을 땐 술에 이기지 못할 정도로 의식이 없었다. 그는 드디어 강변의 모래밭에 쓰러져 깊은 잠이 들었다. 얼마 뒤 권농은 깊은 잠 속에서 자기를 흔들어 깨우는 사람이 있어 눈을 떠보니 검정 옷을 입은 사나이가 자기의 옷을 벗기고 있는 것이었다. 도둑은 남루한 권농의 바지, 저고리까지 모두 벗겨갈 작정이었다.
이때 역마차를 타고 이곳을 순찰하던 순라군이 이 광경을 보고 「 그 곳에 있는 자는 누구냐? 박권농이 아니냐?」고 소리쳤다.
「 이분은 우리 마을에 사는 사람이옵니다. 소인이 술에 취했기에 저를 집까지 업고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순라군은「 응,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하고 지나갔다. 이 때 도둑은 감격한 어조로, 「 감사하오. 당신이 만약 나를 도둑이라고 말했으면 내 손에 맞아 죽었을 것이오. 」라고 말하면서 쥐고 있던 돌을 던졌다. 그리고는,「 제 등에 업히시오. 제가 집까지 모셔드리죠. 」하며 권농을 업었다. 집에 도착한 권농은 도둑을 방으로 안내하고 식사라도 같이 할 것을 권했으나, 그는 응하지 아니하였다.
권농은,「내 슬하엔 어린 것이 하나 뿐이니 내 아들이 되어줄 수 없을까?」하고 묻자, 도둑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아버지로 모시겠사옵니다.」하고 사라졌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밤늦게 권농을 찾아온 양아들은「아버지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제가 돈 2백냥을 구포 만덕고개에 묻어 두었으니 오늘 밤중으로 집에 옮겨 가용(家用)에 쓰십시오.」라고 말했다.
권농은 처음에 사양했으나, 간곡한 양아들의 말에 못 이겨 돈을 가져온 후부터 생계가 유복하게 되었다고 한다. 임진란이 일어나자 권농의 외아들은 속리산에 피란갔다가 전쟁 후 동래로 돌아왔다.
이 때 동래의 명문 서동(書洞) 김씨 댁에는 출생시부터 얼굴에 보자기를 쓴 듯 껍질로 덮여 입만 내어놓고 숨을 쉬던 괴물 같은 딸 하나가 있었다.

사람의 형용을 갖추지 못한 딸 때문에 그 부모의 근심은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혼기를 놓친 노처녀에게 박권농의 아들이 청혼을 했으니 그녀는 물론 부모님도 반가운 마음으로 허혼을 했다. 결혼식 날 신랑은 대(竹)를 칼 모양으로 예리하게 장만해서 그것으로 신부의 전신을 덮고 있던 껍질을 벗기니 놀랍게도 천하 절색의 미인이 탄생했다고 한다. 그 후 이 부부사이의 금실도 좋았거니와 서동 김씨의 세력으로 박씨의 후손들은 모두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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