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들기

토론마당 게시판 리스트
진짜 중산층이 되는 법 〈240〉
작 성 자 등록일 2016-08-26 조   회 290

이탈리아의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동화 '쿠오레' 이야기부터. 잘 난 체하는 귀족집 애가 얼굴과 옷에 검댕이 묻은 석탄집 아이를 더럽다고 놀린다.

 

이 일을 전해들은 귀족 아버지는 아들을 엄히 꾸짖고 여러 친구들 앞에서 사과시킨다. 선생님께도 자기 아들과 석탄집 아이를 나란히 앉혀 달라고 부탁한다.

 

어릴 때 읽은 동화 이야기를 꺼내는 건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반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를 함께 학구로 가진 초등학교들의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대신 고급 아파트가 들어선 인근 학교들엔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 알고 보니, 일반 아파트 학부모들이 제 애를 임대 아파트 애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시키기 싫어서 위장전입까지 해 가며 옆 학교로 전학을 시키기 때문이라는 거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의 입주민 대표란 사람이 관리소장 더러 "너희는 우리 종놈이 아니냐"고 막말을 했대서 공분을 산 게 바로 얼마 전이다.

 

지난해엔 예순 넘은 아파트 경비원이 손녀 같은 여고생에게 구십 도로 절하는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적도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일부 주민들이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라는 거다.

 

우리나라에선 괜찮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월 소득이 500만 원이 넘으며 2000cc 이상의 중형차를 모는 사람 정도를 중산층으로 지칭하는 모양이다.

 

돈으로만 따지는 우리와 다른 나라는 사뭇 다르다. 미국 국공립학교는 중산층을 이렇게 정의한다.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우며,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며, 테이블 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 있는 집. 영국이나 프랑스가 정의하는 중산층도 비슷하다.

 

그 나라식으로 따지면 위장 전입한 학부모, 관리소장에게 막말한 주민대표, 경비원에게 구십도 인사를 시킨 어떤 아파트의 일부 주민은 '돈 많은 천민'일뿐 결코 중산층이 아니다.

 

감정 노동자들에 대한 하대와 갑질도 여간 아니다.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주차요원의 뺨을 때린 모녀가 있었는가 하면 점원의 무릎을 꿇리고 욕설을 퍼부은 중년 여성도 있었다. 전화 상담원에게 첫마디부터 반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질을 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한 세대 전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이 행여 가난한 집 아이들을 무시할까봐 단속하지 않았던가. 가난한 집의 자식 친구가 놀러오면 제 자식과 겸상으로 밥 한 끼는 먹여 보내지 않았던가. 요즘처럼 사는 형편 따져 제 아이들 친구 사귀는 것까지 간섭하고 차별 짓는 부모들은 없었다.

 

무엇이 우리네 심성을 이토록 망가뜨린 걸까. 압축된 고도성장의 부작용일까. 빈곤에서 탈피하는 걸 지상목표로 삼아 너도 나도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후유증일까. 그래서 돈만 주면 아무에게나 막되게 대해도 된다는 의식이 시나브로 우리 무의식 속에 쌓였기 때문일까.

 

내가 누구에겐가 갑질을 하면 나도 언젠가는 나보다 강한 누군가에겐가 갑질을 당한다는 사실을 좀 기억했으면 좋겠다. 가난하고 처지가 궁박한 사람들에게도 자존심은 있는 법이다. 돈 몇 푼 있다고, 자기가 손님이라고, 자기가 고용주라고 그들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될 일이겠다.

첨부파일
목록
OPEN 공공누리 - 공공저작물 :출처표시, 비영리목적으로 2차저작물 변경하여 자유이용허락    공공누리 출처표시 후 저작물 변경없이 비영리목적으로만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담당부서 정보

  • 담당부서 총무국  문화관광과   
  • 담당자황순규
  • 문의전화051-550-4074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방문자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