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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잡상(雨傘雜想)
작 성 자 등록일 2007-12-12 조   회 270

7월이 오면 장마가 연례행사처럼 찾아오고 농촌 사람들은 농작물의 작황과 농경지의 배수를 걱정한다.

도시 사람들은 궂은 날씨의 습도가 주는 체감과 교통사정 때문에 의도하는 일의 능률이 저하되고 스트레스가 계속된다.

그래서 장마에 대비한다고 맛있는 음식을 섭렵하고 거실에는 습기제거 가전제품을 구비하건마는 꿉꿉하고 눅신눅신한 기분은 떨쳐지지 않고 사람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장마가 길어질수록 지난날 아팠던 부분들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1961년이면 46년 전이다.

그때 40대 중반쯤이었을 요산 김정한, 향파 이주홍, 정치학자 김철구, 언론인 손풍산, 그 당시 부산의 고명한 어른들이 저녁이면 남포동의 대학촌이나 마산집 같은 막걸리집에서 고담준론 하셨는데 신문이나 잡지에 그분들의 글을 게재하려면 기자가 그 술집들을 찾아가서 부탁하고 원고를 받는 곳도 그 술집들이었다.

그 시절의 장마철에는 비닐우산이 편리한 도구였는데 비가 내리면 비닐 우산장수들이 바빠졌다.

고명하신 선생님들은 밖에 비가 오거나 말거나 마시다가 퇴장하실 때는 '우산!'하고 소리치면 대기하고 있던 원고청탁 기자가 몇 개의 비닐우산을 준비하고 있다가 즉각 펼쳐 드려야 했다.
젊은 기자 한 사람은 '우산!'하면 '예!' 대답했고 그러다가 선생님들께서 '우산아'하고 이름 부르듯 하게 되었는데, 하루는 향파 선생께서 젊은 기자를 보고 "자네 호를 우산이라고 하자. 갈 우(于), 또우(又), 벗 우(友), 더욱 우(尤), 소 우(牛), 비 우(雨)가 있는데 어느 우가 좋을꼬.

아들 같은 자네에게 벗 우(友)는 안되겠고, 소 우(牛)는 미련스럽지만 덕이 있는 문자요. 우산을 잘 갖다 바치니 비 우(雨)도 좋겠네" 그러자 누군가 "박(문화) 원장이 우하(雨荷)인데 호 항렬이 같아지니 안 된다"고 했다.

국제정치학을 강의하던 김철구 교수께서 "그렇다면 요산이 있고 풍산이 있는데 뫼 산(山) 자도 쓸 수가 없지"

선생님들의 호 때문에 젊은 기자의 호는 갈于(우)에 우산傘(산)이 되었고 그 자리에서 향파 선생께서 먹 갈고 붓 드시어 작호액을 만들어 주셨다.

선생님들은 가시고 그 젊은 기자도 노인이라 장마철이 되어 우산들을 점검하니 집안에 성한 우산이 없고 모두 고장이어서 수선을 하면 새것처럼 쓸 수 있겠는데 우산 고치라는 사람도 없다.

옛날 비닐우산은 한 해 장마철 내내 쓸 수 있었는데 요즘 우산은 한두 번 쓰면 대가 부러지고 천이 뒤집히는데 꼭 요즘 사람들 심성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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