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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살 권리〈275〉
작 성 자 문화관광과 등록일 2019-08-27 조   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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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 열   
언론인(前 국제신문 논설위원)


인간은 반드시 태어나서 죽는다. 이는 태양이 내일도 떠오르듯이 언제나 진리다. 생로병사라는 삶의 과정에서 탄생과 죽음은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그래서 죽음은 가장 중요한 최후의 통과의례라 하겠다. 요즘 웰다잉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히 존엄한 죽음의 대명사라 할 바보 김수환 추기경, 그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세상을 떠나지 않았던가.
존엄한 죽음이 인정된다면 삶에도 적용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존엄하게 살 권리는 현실적으로 그리 대접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특히 인생 후반부에서 그러하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크게 늘고 있다. 이제 노후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 그 기간은 늘었으되 노인들은 대부분 국외자로 떼밀려 초라하고 쓸쓸한 삶을 사는 게 우리 사회의 일상이 돼버렸다. 당당하고 아름다운 노년은 그야말로 말뿐인 각박한 세상.
얼마 전 부산에서 눈물겨운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여든을 앞둔 노인이 동갑내기 부인을 목 졸라 살해했던 것이다. 그토록 금슬 좋았던 부부였다는데 도대체 왜 황혼살인을 저질렀단 말인가. 그가 울먹이며 말했다. "간호가 너무 힘들고 자식들한테 미안해서 그랬다"고.
숨진 부인은 간암과 담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 회복은 불가능했기에 연명하는데 급급하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부인이 20년 전부터 심장 질환을 앓아왔고 남편이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왔다는 점이다. 인생 황혼기에 오붓하게 살기는커녕 수십 년을 오로지 병간호에 매달려야 하다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말기 암 판정까지 받았으니 더 말해 뭣하랴. 그뿐인가. 치료비까지 자식들에게 기대야 하니 도무지 면목이 서지 않는다. 혼자서 얼마나 절망하고 상심했을까.
그에게는 비록 살인자의 낙인이 찍혔지만 그렇다고 돌팔매질을 받아야 마땅할까. 우리 사회는 책임이 없나. 노인을 짐으로 여기는 세태 말이다. 나 살기도 바쁜데 노인들에게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겠나고 변명하지 말자. 오늘의 젊은이도 내일에는 늙은이가 되고야 말지니.
노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노화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라기 보다 자연스러운 환경적응 과정으로 이해하자. 젊음과 늙음이 다르지 않고, 젊은이와 늙은이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생명의 미학에 눈뜨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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