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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늦추고 걷자 <269>
작 성 자 문화관광과 등록일 2019-02-26 조   회 75

속도를 늦추고 걷자 <269>

최 원 열
언론인(前 국제신문 논설위원)


황금돼지해라고 떠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해빙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매섭게 몰아붙이던 차디찬 바람은 따스한 봄의 기운에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무릇 계절이란 과거를 밀어내고 앞날을 오게 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올해 화두로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를 꼽았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그깟 돈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머리만 싸매고 방콕할 바에야 밖으로 나가 쏘다니자. 혹시 아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불쑥 떠오를지. 마치 베토벤이 산책하다 교향곡 6번 전원의 악상을 떠올렸듯이 말이다.
필자는 기를 쓰고 살빼기 하는 다이어트를 싫어한다. 나중에 몸을 망치기 십상이기에. 대신 기를 쓰고 걷기를 강추한다. 왜냐고? 거기엔 아주 매력적이지만 심오한 철학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걷기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무엇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상복 차림으로 얼마든지 걸을 수 있기에 돈 들 일이 없다. 건강 면에서도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다. 길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땅의 기운을 마음껏 들이켜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건강을 보너스로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걷기에는 느림의 철학이 묻어있고 도(道)가 숨 쉬고 있음을. 느리고 단순한 삶, 즉 슬로 라이프(slow life)의 중요한 축이 바로 걷는 행위다. 느림의 철학자로 유명한 피에르 쌍소는 "현대사회는 느림이라는 처방이 필요한 환자다. 느림은 삶의 매 순간을 구석구석 느끼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적극적인 선택이며 오래된 포도주처럼 향기로운 삶"이라고 갈파했다. 걷기 예찬의 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의 초대라는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걷기를 정의했고. 그는 우리가 걸음으로써 비로소 시간의 노예에서 시간의 주인으로 원상회복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 걷기는 일상 속에서 도 닦기를 실천하는 일이다. 몸과 정신을 아우르는 이 성스러운 운동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 걷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자.
걸으면서 충만한 삶의 내음을 만끽하자. 걷고 또 걸으면 몸은 건강해지고, 마음은 도를 닦게 되니 지복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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