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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의 빛과 그림자<267>
작 성 자 문화관광과 등록일 2018-11-28 조   회 135

오래 전에 통영의 동피랑 마을에 가 본 적이 있다. 바다를 낀 산동네 마을의 벽과 담장에 예쁜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을 보고 낡은 마을도 이렇게 꽃단장을 하니 확 달라지는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여기저기 도시 재정비 사업의 하나로 예쁜 마을이 생겨났던 거다. 나는 부산의 감천마을, 산복도로 이바구길, 중앙동의 또따또가에도 가 봤고 마산의 창동 거리나 전주의 벽화마을도 구경했던 적이 있는 터다.


 내 기억으로는 도시재생사업이란 이름으로 전국의 각 지자체가 산동네의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시작한 게 20년 쯤 전인 성 싶다.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갖가지 도시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교통 혼잡, 생활인프라 부족에다 도시빈민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1980년대 들어 도시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정도 기억한다. 하지만 그때는 도시재개발이란 것을 도심에 있는 빈민촌을 헐어내 번지레한 아파트나 상가를 짓는 것으로나 여길 때였다. 그러니 쫓겨나가는 빈민들의 저항이 거세 그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됐던 것이고.


그래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물리적인 도시 재개발 보다는 기존의 주거지에 문화예술적 인프라를 덧입히고 생활환경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개념이 등장했던 거다. 몇몇 지자체의 성과를 기초로 해서 2013년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자 각 지자체가 우후죽순처럼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는 후문이다. 관광자원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욕이 지나치게 앞선 나머지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를 얻는 데 소홀한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한옥마을로 유명한 서울의 북촌은 국내외 관광객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정작 주민들이 사생활 노출 등 생활 불편을 호소한다고 들었다. 게다가 어떤 곳에서 벽화마을로 유명해졌다 하면 너도 나도 베끼기 식으로 마을 담벼락에 그림을 그려 넣는 바람에 특색 없는 정체불명의 벽화마을이 우후죽순 식으로 생기기도 했다.


나아가 주민들의 일상적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보다는 문화예술을 단순한 도구로 이용해서 수박 겉핥기식 치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오히려 마을 주민이 도시재생을 반대하고 나서는 사례도 없지는 않다고 한다. 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해서 일껏 마을을 되살려 사람이 찾아드는 곳으로 만들었더니 건물주가 임대료를 대폭 올려 정작 그곳을 일군 예술가가 되쫓겨 나오는 현상도 생겨났다.


 언젠가 신문에서 동래구 온천동 역을 비롯해 부산의 7곳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당선됐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그러니 부산에서도 도시재생 사업이 더 활발해질 모양이다. 도시재생을 통해 슬럼화한 마을이 새 얼굴을 찾고 주민의 삶이 쾌적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결과로 관광객이 찾아 주민 생계에 보탬이 되면 금상첨화일 터. 어쨌든 다른 지역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꼼꼼하고 체계적인, 그리고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해 주었으면 하는 게 한 시민의 바람이다.


강 동 수
소설가·경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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