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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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1 ㅣ 2009.08.27
 

 지구 온난증세로 금년 여름은 대단히 더울 것이라는 예측이 교육되어 있었기 때문인지 오히려 예년보다 더위 시련을 잘 넘겼다고 생각된다.


폭우로 물난리가 났고 긴 장마에 집 안팎이 습기로 꿉꿉하였지만 아이들이 잠 못 들어 징징대는 열대야도 비껴간 듯 하다. 가정에서 에어컨이 필요 없을 것 같았는데 아침 출근에 바쁜 남편에게 마누라가 쫑알쫑알 불평한다.


"에어컨 고장 났으니 손 좀 봐달라고 했는데 일주일동안 계속 늦게 들어왔지요. 오늘은 괜찮은 부동산 나왔다기에 멀리 나가니까 자동차는 내가 씁니다. 에어컨 고쳐놓으세요."


"내가 가전제품 수리 기술자냐!"


"풍향조절 되지 않고 온도조절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아요. 간단한 그것도 못 고치나."


"나는 에어컨 필요 없어. 간단한 일이라면 당신이 고치시오. 놀러가면서 승용차 타고 일하러 가는 남편은 대중교통 이용하라고. 속에서 열기가 난다."


남편의 구시렁대는 소리를 못 들었다는 듯 아내가 먼저 나가서 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차도 말을 듣지 않는다. 뒤따라 나오는 남편에게


"차를 어떻게 쓰기에 시동도 걸리지 않게 됐나, 차 좀 봐 주세요."


"이제는 남편이 자동차 정비공으로 보이는 모양이네."


고쳐주지도 않고 마누라를 꾸중한 것이 하루 종일 마음에 걸렸다. 남편의 빠듯한 봉급으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친구들과 부동산 사고팔고 하여 재산을 모은 마누라인데 너무 했구나 반성하고 일찍 귀가하여 에어컨 고치고 함께 외식하겠다고 작정하였다. 그런데 마누라의 태도가 쌀쌀하였다.


"옆집 아저씨가 에어컨, 자동차 모두 고쳐줍디다."


"그 홀아비가 무슨 기술이 있던가? 어쨌거나 고쳐 줬다니 인사는 해야겠다."


"내가 감사합니다. 사례를 어떻게 할까요? 그랬더니 혼자 식사하니 밥맛이 없다고 식사를 같이 하거나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기 별장 있다고 고친 자동차로 데이트 하자고 합디다."


"그래,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나?"


아내는 남편의 눈을 보며 똑똑하게 대답했다.


"여보, 내가 식당의 주방장이요? 식사를 하게. 별장데이트를 약속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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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6 ㅣ 2009.07.28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 구하기 어렵다는데 김군은 반년 육개월 동안에 일곱 군데 직장을 전전하였다. 듣기 좋아라고 전전이지 쫓겨난 것이니 고향에서는 취직하기 어렵게 되었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보냈더니 경기도 어느 산골 도자기 공장에서 창고관리와 주문접수, 배송하는 일을 하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선택의 여지가 있겠는가. 하겠다고 했더니 월요일부터 출근하려면 늦어도 일요일 오후 이천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면 회사에서 직원이 마중을 나가겠다고 했다.


김군이 약속시간 버스에서 내렸더니 회사 사람 하나가 이력서에 붙은 증명사진을 영정만큼 크게 확대하여 인물대조를 하고 도자기 공장으로 안내하였다. 그 사람은 신중 겸손했고 자기는 매일 아침 여섯시에 출근하여 새벽 한시까지 일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기가 질려서 "인생은 일에만 몰두할 수 없습니다.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려고 일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가 죽으면 누가 알아줍니까" 하면서 백지화분병 하나를 들고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당신은 무슨 일을 맡았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 일을 합니까?"


친절하게 안내하던 사람이 대답했다. "내가 사장입니다"


그 소리 듣고 깜짝 놀란 김군은 들고 있던 도자기를 떨어뜨렸다. 도자기는 왕창 깨졌다. 하루 출근도 못하고 쫓겨나게 된 김군에게 사장은 조금 흥분된 표정으로 또렷또렷하게 말했다.


"이럴 경우가 있어서 우리 회사에서는 완성품을 깨뜨리면 실수한 사람이 배상합니다. 매달 월급에서 10만원씩 제합니다"


"사장님. 그렇다면 제가 지금 깨뜨린 이 도자기는 가격이 얼마나 됩니까?"


"우리 손을 떠나면 1억을 받건 천만원을 받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 여기 가격표가 있네요. 출고가에 4백만원이라 적혀있네요."


"예엣! 4백만원이나요?" 김군이 기겁한 듯 소리치자 사장은 조용히 말했다.


"우리 직원이 실수한 것인데 4백을 다 변상시킬 수는 없고 제조원가, 실비만 그러니깐 3백만원은 변상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듣고 까무러칠 줄 알았던 김군은 환하게 웃으면서

"야. 살았다. 마침내 안정된 직장을 찾았구나. 사장님 3백이 뭡니까 4백만원 그대로 월급에서 변제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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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4 ㅣ 2009.06.26
 

 함께 있기도 싫은 사람, 밉다 못해 저주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원수라도 같이 살아가야 된다. 내가 시키는 대로 말 잘 듣고 나를 위하여 자기는 손해를 보더라도 참아준다면 나도 인정이 있는데 이 일 끝나면 당신에게 큰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건마는 누구가 봐도 틀려먹은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 세상이요 인생이라면 세상살이 인생살이는 고달프기 마련이다.


그런데 바꾸어 생각하면 내가 미워하는 저 사람들도 내 때문에 밥맛없는 세상이라고 할 것이다. 자기가 나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옳고 낫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김사장과 이사장은 신발공장으로 성공하여 경쟁하면서도 친구사이다. 만나면 서로의 건강을 묻고 사업 잘되라고 격려한다.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형제보다 더 친할 것 같은데 돌아앉으면 저 사람이 죽어야 내 일이 잘 풀리고 우리 회사 우리나라가 잘 될 터인데 하느님은 왜 저런 사람에게 사업을 맡겼는지 도저히 모를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김사장과 이사장이 사업차 미국 출장을 갔다가 가까운 곳에 요새미티국립공원이 있다기에 자기네 회사에서 생산된 등산화 신고 목에는 광고 선전용으로 조깅화 걸고 폭포 쪽 산길을 오르는데 무지하게 큰 곰 한마리가 천천히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김사장은 아주 빠른 동작으로 등산화를 벗고 조깅용 운동화를 신었다.

"김사장 뭐하고 있나. 조깅화 신어 봤자 곰보다 더 빨리 뛸 수는 없다구!"


 이사장이 김사장에게 소리쳤다. 운동화로 바꿔 신은 김사장이 말했다.

"누가 곰보다 빨리 뛴다고 했나? 당신보다 빨리 뛰기만 하면 되는 거야. 곰이 덩치는 크지만 두 사람을 한꺼번에 덮칠 수는 없으니까"


입을 열면 상생하자 공생하지 않으면 이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걱정하던 사람들이다. 우리 회사 생산품이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하면 다른 사장님은 유럽에서는 자기네 제품이 더 팔린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주장한다. 증거가 무엇이냐 하면 여론조사 기관에서 2천명 시민들에게 전화로 물어봤냐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게 물어 본 것도 아니고 그 좋다는 신발 신어 본 사람도 아니다. 그런 것은 수출 실적을 꿰차고 있는 세관에 묻는 것이 옳다.


요즘 여론조사를 했더니 자기네 편 지지도가 높다고 상대편과 같이 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꼰다고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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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47 ㅣ 2009.05.27
 

 세상에 쉬운 일이 많겠느냐 어려운 일 중에서도 정치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들도 그렇게 말한다. 예술 작품을 창작하기가 어렵다.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도 예술이라고 한다.


예술 중에서도 음악, 교향악단의 연주와 비견되겠다. 수많은 사람들의 저마다 다른 욕구 다른 소리를 조화롭게 화음으로 아름다운 경지로 이끌어 가는 오케스트라의 작업은 어려운 일이며 교향악단의 단원보다 많은 국민들 이끌어 가는 정치는 더욱 어렵고 그래서 완벽한 정치, 만인을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는 없다고 한다.


정치는 어려운 일이라 미루어 놓고 교향악단 얘기로 예를 들고자 한다. 연주를 시작하고 1분도 되지 않았는데 지휘자가 연주를 중단시켰다. 표정 험악하고 성난 목소리로 단원들을 꾸중했다.


"처음부터 다함께 시작되지 않았어요. 동시에 연주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해하고 그냥 넘어갔지요. 음을 틀리게 연주한 것도 뭐 어쩌겠어요. 이해하겠어요. 박자가 틀린 것도 이해하겠어요. 그렇게 넘어갔다 하더라도 같은 작품을 연주하도록 해야지 저마다 다른 곡을 연주하고 있으니 때려치웁시다!"


정치판에서도 이런 꼴을 보게 된다. 정당이라는 조직에서 모두 같은 소리로 일사불관의 거두기로 될 수는 없다. 음이 다르면 조율하고 박자가 맞지 않으면 추진의 보폭을 맞추어야 하고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악보 자체가 저마다 다르고 처음부터 화음을 거부하면서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면 정당도 아니요 악단도 아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악단은 연습하고 정당은 과거지사를 교훈으로 삼는다. 악단은 연습이라는 과정이 있으니 감상자는 크게 손해 입지 않는다.


평판이 좋지 않다면 연주회에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정치는 연습이 없다. 준비된 정치가라고 하더니 못할 짓이나 작당하여 준비한 듯 하다. 정치판은 연극장이 따로 없다. 온 나라가 연주장이요 모든 국민은 정치라는 연주에 관계 맺어져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정치와 정치끼리 정치가와 국민들이 소통되기를 염원한다.


음악이나 정치는 소통으로 성취하는데 소통은커녕 소음만 있으니 올해 여름은 굉장히 더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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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80 ㅣ 2009.04.28
 

 마음은 부자라 하면서 자기는 돈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는 훌륭한 인생관을 가진 듯 고고한 인품의 소유자로 자처하는지 몰라도 재력 있어야 듣는 부자라는 말을 쓴 것은 부자는 되고 싶지만 돈버는 능력 없음을 변명하는 느낌이다.


부자 되는 방법 제1조는 수입보다 지출을 줄여야 된다. 만원을 벌었다면 9900원까지 쓰더라도 백원은 저축할 수가 있다. 그러나 하루 백원씩 저축한 것은 빚지게 되지는 않았지만 부자 되기는 요원하다. 대기업 사장님은 큰 부자인줄 알았는데 수십억 부채가 있었다.


큰 부자는 큰 빚쟁이라는 속담이 있는가 하면 덕(德)을 갖춘 부자 되기는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J·M케인즈는 절약이 부(富)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축척된 부는 우리가 절약이라고 하는 개개인의 자발적인 절제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개개인의 절제는 반드시 축적된 부를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개인의 경상 소비를 증대시키는데 이바지할 때가 있다'


경제학의 태두라고 불리는 케인즈 선생의 부자론까지 이렇게 요령부득하니 소인배가 부자 되기 어렵고 부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졸부귀불상(猝富貴不祥 갑자기 부귀하게 되면 도리어 좋지 못한 일이 생긴다)을 보면 남의 일에 내속이 메스껍고 뒤틀린다.


땀 흘리며 일하여 모은 재물이 광(  )에 가득하면 찰 복자를 받쳐 부(富)라는 글자를 만든 것이다. 이런 저런 말들을 연결하니 일하고 절약하고 많이 모아서 귀하게 되어야 부자인데 일하지 않고 권문세가에 닿는 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화 한 통화로 재물을 취득한 사람들은 부자도 아니요 더구나 귀인(貴人)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학식도 겸비하였을 것인데 공자님의 가르침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할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무시했다가 지금 후회되는지, 어쨌거나 다시 한번 공자님 말씀을 음미한다.


"나물밥을 먹으며 물마시고 팔을 베개하며 살아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나니 불의로 얻은 부귀는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飯食飮水 曲肱而沈之 樂亦在基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孔子/論語)


요즘 세상 살기에는 너무 거리감 있는 말씀이라면 이런 말씀을 어떠한지요.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 곧 체면치레 할 정도의 재력이면 된다. 依食足而知禮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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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6 ㅣ 2009.03.27
 

 대학 입시에 논술쓰기가 있어서 초등학생부터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생각이 넓고 깊어지고 생각을 밖으로 펴내는 것이 말이므로 요즘 학생들은 말을 잘한다.


말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자기네끼리 쓰는 말들은 은어가 많고 거칠며 타인을 폄훼하는 욕설, 휴대전화기로 보내는 문자와 문장은 치졸하다.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이는 여학생들도 자기네들 주고받는 말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들릴 것을 고려하지 않고 내뱉고 까르르 웃음으로 앞 말을 뭉개버린다.


언어생활을 그렇게 하면 버릇이 되어 일상의 모든 가치 표준이 저질화 된다. 돈이 많고 물질은 풍요하고 지식은 많다고 하지마는 황량 황당한 언어생활을 한다면 그 삶은 적채(積債)하고 적체(積滯) 할 것이다.


외모는 아름다운데 말이 거칠어서 혼인을 성사하지 못하는 처녀가 있었다. 남자를 사귀거나 맞선을 보다가도 버릇되어 튀어나오는 욕 때문에 퇴짜 맞기 일쑤였다. 부모님의 노력으로 괜찮은 총각과 맞선을 보게 되었는데 주변 지인들의 말조심하라는 주의를 받고 나갔다.


다방에서 인사를 나누고 처녀 총각은 분위기 좋은 공원의 오솔길을 걸었다. 처녀는 말조심 하느라고 입 닫고 있었고 총각도 말이 없어 재미없는 데이트였으나 아직 추운 날씨지만 푸른 새싹이 돋아나고 동백 매화 개나리들이 꽃 피어 자연이 분위기를 돋우었다.


성질 활달한 여자가 먼저 말했다.

"꽃은 피었지만 날씨는 춥죠?"

"나는 괜찮습니다"


남자는 간단히 대답하고 묵묵보행 하기에 또 여자가 말했다.

"추워 보입니다. 나는 밖에 나가면 추울 것이라 예상하고 내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몸이 뚱뚱해 보이겠지만 추워서 떠는 모양이나 그러다가 감기 걸려 고생하는 것보다 낫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쪽은 몹시 추워 보이는데요. 춥지요?"

"안 춥습니다"


역시 딱 한마디뿐이다. 이 남자가 정말 너무 추워서 입을 열면 체온이 빠져 나갈까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에는 추워 보입니다"

"정말 춥지 않다니까요!"


총각이 조금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니까 처녀의 성질이 끝내 참지 못하고 폭발하였다.

"문디 자슥, 추버가꼬 주디가 퍼러이 해가꼬 지랄병자 맨쿠로 떨면서 안춥다카면 누가 사나이 대장부라 할줄 알았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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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4 ㅣ 2009.02.27
 

 겨울 지내고는 겨울이 춥지 않고 잘 넘겼다고 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따랐다.


"소한 대한 다 지내고 나면 얼어 죽을 아들 놈이 없다"고 큰소리하던 아버지가 입춘 추위에 얼어 죽었다는 옛말도 그냥 웃자고 했던 말이 아니고 꽃피는 것을 시샘하는 이른 봄 추위가 더 매섭다는 가르침이 있는 말이다.


올해도 겨울은 그냥 가지 않고 2월 중순에 한파 심술을 부렸다. 그러나 사람들은 잠시 움츠렸을 뿐 걱정하지 않는다. 며칠만 참으면 봄이 올 것이고 꽃이 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현상의 계절은 저절로 오겠지만 문제는 봄이 왔지만, 날씨가 따뜻하지만, 꽃이 피고 새들이 노래하더라도 봄 기운이 만연하지 않는다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이 봄 되려면 평화가 있고 꽃이 피려하면 사랑이 충만해야 된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끼리 정당과 정당끼리 국가와 국가들이 사랑이 없고 평화가 없으니 봄 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산 속 여우란 놈이 수탉을 점심으로 먹겠다고 밭두둑에서 놀고 있는 수탉에게 덤벼들었다. 깜짝 놀란 닭은 푸드득 날개 짓으로 나뭇가지 위로 날아 앉았다. 여우는 부드러운 소리로 "수탉아 나는 네가 좋아서 껴안아 주려고 달려 왔단다."


"여우야 네가 나를 껴안아 주려는지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수탉의 말을 듣고 여우는

"수탉아 어제 숲 속의 동물들은 평화 협상을 맺었단다. 서로 잡아먹지 않고 사랑하면서 평화스럽게 살자고. 그래서 나는 너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껴안아 주려고 왔지. 수탉아 내려와 나에게 안겨라"


그 때 사냥개 한 마리가 여우를 보고 달려 왔다. 수탉은

"여우야 네 말이 정말이라면 저 사냥개를 껴안으렴. 그 다음에 나를 껴안아 봐"


수탉을 속이려던 여우는 사냥개를 보자 꽁무니 빼고 도망가며 변명했다.

"수탉아 사냥개 저 녀석은 너처럼 숲 속의 동물들이 평화 협상 맺은 줄을 모르고 있을 거야!"


노사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정당 간에 국가 간에 믿음이 있어야 봄이 평화롭고 우리는 이 봄이 더욱 어렵기 때문에 그런 봄을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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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78 ㅣ 2009.01.28
 

 옛날 어린이들은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자지 않으려고 했다.


가난하던 시절이었으므로 밤새워 맛있는 음식 만드는 냄새로 입에 침이 고이면 할머니와 어머니가 떡이며 전 부친 음식을 접시에 담아 주실 것을 기대했다. 어서 밤이 지나면 새 옷 설빔을 입을 것이며 세배하면 세뱃돈을 받을 수 있으니 잠들 수가 없었다.


더구나 오늘 밤에 잠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깜박 잠들었다 설날 아침 일어나면 정말 눈썹이 세어 있었다. 어른들이 잠든 아이의 눈썹에 흰 밀가루를 발랐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이 밤을 지내면 나이 한 살 더 먹게 되는 것이 싫었으므로 괜히 아이들로 하여금 잠들지 못하게 하였다.


밤이 가고 아침이 되면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하는데 섣달 그믐을 왜 까치설이라고 했을까.


삼국유사에 근거가 될만한 얘기가 있다. 신라시대 비처왕(소지왕이라고도 함) 10년 무진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하는데 그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물었다. 쥐가 말하기를 '이 까마귀를 따라가시오'


일행이 까마귀 따라 가다가 도중에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어 구경하다가 까마귀를 놓쳤다. 길 잃고 배회하고 있으니 한 노인(용이라고도 함)이 못에서 나와 글을 바쳤는데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쓰여 있었다.


왕이 결단하지 못하니 일관이 아뢰기를 '두 사람이면 서민이요. 한사람이란 왕을 말하는 것이니' 그래서 뜯어보니 금갑을 쏘라(射琴匣)고 쓰여 있었다. 왕이 궁으로 들어가서 금갑을 쏘았더니 대전에서 분향하는 승려와 왕비가 몰래 간통하며 왕을 시해하려다가 발각되어 두 사람을 죽이게 하였으며 용이 나왔다는 못을 서출지(書出地)라 하였다.


이때부터 풍속에 매년 정월 상해(上亥) 상자(上子) 상오(上午)일 때는 모든 일에 조심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고 보름은 오기일(烏忌日)로 삼아 찰밥으로 제사를 지낸다. 이것을 달리 '달도'라고 한다.


선조 때 이수광도 여지승람에 설날을 달도일이라 했는데 '달'은 슬프고 애달프다는 뜻이요.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는 뜻이니 한 해를 보내는 서글픈 심회가 담긴 말이다. 왕을 살린 까마귀, 쥐, 돼지, 용은 모두 12지(띠)에 들어있어 기념할 날이 있으나 까마귀만 빠졌기에 설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이라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설날 새벽에 가장 먼저 까치 소리를 들으면 그 해에는 운수대통이라 하여 길조로 여겼다.


까치가 까마귀과에 있으니 듣기 좋고 보기 좋은 까치를 동요작가 윤극영이 선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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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51 ㅣ 2008.12.30
 

 20년 전 꼭 이때쯤 있었던 일이다. 1989년 12월 24일 온천장 동일관광호텔에서 부산의 선생님 32명이 '교목'이라는 수필동인지를 만들고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겸한 동인들과 지인들의 송년회가 개최되었다.


이 교단수필동인회는 아직도 좋은 내용으로 속간되고 있는데 그 당시 모임을 만들고 책을 엮어내도록 지도 격려하신 분이 허천(許天)선생이다. 선생은 경남 합천이 고향이지만 일찍 동래에 살면서 민주신보 국제신보 경향신문의 논설위원으로 명사설, 명칼럼을 썼다.


1962년에 수필집 '교하촌 삽화'를 출간하고 63년부터 부산의 수필동인지 '수필' '수필인' '부산수필'을 창간하는데 주역이었고 70년대에는 부산수필가협회 회장을, 80년대에는 지방에서 잘되지도 않을 '예술시대사'라는 도서출판회사를 개업했고 월간잡지 '현장'을 만들었다. 부산의 문인들이 그의 사무실에 모여들었고 그로부터 수필쓰기를 강요당하였다.


그러하니 부산의 수필문단에 허천 선생이 끼친 공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수필동인들인 문한규, 장성만, 이해주, 채낙현, 이주홍, 박문하, 최해갑 씨는 모두 동래에 살고 있었고 그가 모아서 동인이 되었다.


저마다 개성이 강한 이런 양반들을 모이게 했다면 허 선생은 하해 같은 심성을 가진 분이겠구나 짐작하겠지만 결벽증이라 할 만큼 정심(正心) 정심(瀞心)의 행동을 하여 대쪽같은 성질의 소유자였다.


고위 관직에 있는 분이 선생의 사설을 좋아한다면서 은근히 협조를 바라는 술자리를 마련했다가 마시던 술잔을 벽 쪽으로 던져버렸다거나 비위에 거슬리는 얘기를 하는 사람에게 지위, 명예의 고하를 생각하지 않고 술상을 엎어버리기를 서슴지 않았다.


부산의 수필가를 얘기할 때 누구나 허천 선생과 우하 박문하 선생을 먼저 꼽는데 두 분의 예우가 극진했다. 허 선생이 67년 2월 서울의 경향신문사로 옮긴 이후 수필동인지 발간이 뜸했는데 박문하 선생이 편집·발간 책임을 맡아있었다. 72년에 허 선생이 부산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동인지를 발간하면서 우하 박문하로 하여금 속간사를 쓰게 했다.


두 분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다. '대학촌'이라는 막걸리 집에서 허 선생이 향파 선생께 "우하의 글에 섹스 얘기가 심하게 나오는데 선배이신 향파 선생이 충고를 하는 것이 좋겠다" 했는데 동석했던 누가 우하에게 일렀겠다.


우하 발끈하여 허 선생께 절교를 선언하고 몇 년간 만나지 않았다가 당시 부산직할시장을 했던 김현옥씨가 수필집을 내고 출판기념회 할 때 향파 선생이 화해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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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64 ㅣ 2008.11.27
 

 '어떻게 하든지 오래 살아야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 살지는 못하더라도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합치면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쉽지 않다. 이렇게 하면 장수하고 저렇게 하면 단명 한다고 가르쳐도 듣기는 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


예를 들자면 60~70년대 우리나라 회사에는 술[酒] 상무가 있었다. 부러운 보직이었다. 회사와 관계있는 은행 세무서 경찰서 소방서 거래처 원청회사 협력업체 하도급회사 실무자들과 술을 마셔야 하는 임원들이다.


사장님이 맡아서 했으면 좋겠지만 바쁜 사장님께서 체면 구기고, 건강 훼손할 그런 일을 하실 수 없다. 상무 급에서 술 잘 마시고 발이 넓고 붙임성 좋은 사람이 술상무가 된다.


그들은 늦게 출근한다. 오전 11씨쯤 나와서 어제 저녁에 접대한 고충을 얘기하고 점심은 회사 가까운 일식집에서 복국으로 속을 푼다. 오후에는 사우나에 가서 푹 쉬고 그날 저녁 접대할 상대에게 연락하고 밤에는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한다. 일이 잘 풀려나간다 하더라도 술 상무들은 일찍 죽는다. 술 상무 3년 했던 사람 아직 살아있다면 나와 보세요.


왜 그들은 단명 하는가. 술은 기분 좋게 마셔야 하는데 거래 성사하자면 눈치 보면서 굽실거려야 되고 자기 맡은 일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안주로 스트레스를 마신다. 등 푸른 생선이 좋다지만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며 생명 손상하게 되어 있다.


중학교 때 막걸리, 고등학교 때 소주를 하루에 5병씩, 그렇게 50년간 마시고도 저승사자가 잡아가지 않는데 50년간 담배 한 개비 술 한 잔 마시지 않았는데도 먼저 가신 분도 있다.


술은 누가 마시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마치 꼭 같은 이슬을 사슴이 먹으면 녹용이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을 만든다. 같은 논리로 술 중에서도 소주는 증류를 잘한 맑은 술이다. 세상의 물 중에서 맑게 증류한 술을 어떤 사람은 보약의 효과를 얻고 어떤 사람은 인사불성 패가망신한다. 요컨대 기분 좋게 마셔야 하고 기분 나쁘다고 사업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울적하다고 마시면 병이 되는 것이다.


이제 연말이 오면 망년(忘年) 송년(送年) 한다고 술 마실 기회가 많을 것인데 지난 1년 기분 나빴던 것 생각하며 마시지 말고 앞으로 좋아질 것을 생각하며 희망을 마시고 긍정을 안주삼고 불평 불만을 태워 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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