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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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29 ㅣ 2009.01.28
 

 옛날 어린이들은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자지 않으려고 했다.


가난하던 시절이었으므로 밤새워 맛있는 음식 만드는 냄새로 입에 침이 고이면 할머니와 어머니가 떡이며 전 부친 음식을 접시에 담아 주실 것을 기대했다. 어서 밤이 지나면 새 옷 설빔을 입을 것이며 세배하면 세뱃돈을 받을 수 있으니 잠들 수가 없었다.


더구나 오늘 밤에 잠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깜박 잠들었다 설날 아침 일어나면 정말 눈썹이 세어 있었다. 어른들이 잠든 아이의 눈썹에 흰 밀가루를 발랐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이 밤을 지내면 나이 한 살 더 먹게 되는 것이 싫었으므로 괜히 아이들로 하여금 잠들지 못하게 하였다.


밤이 가고 아침이 되면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하는데 섣달 그믐을 왜 까치설이라고 했을까.


삼국유사에 근거가 될만한 얘기가 있다. 신라시대 비처왕(소지왕이라고도 함) 10년 무진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하는데 그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물었다. 쥐가 말하기를 '이 까마귀를 따라가시오'


일행이 까마귀 따라 가다가 도중에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어 구경하다가 까마귀를 놓쳤다. 길 잃고 배회하고 있으니 한 노인(용이라고도 함)이 못에서 나와 글을 바쳤는데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쓰여 있었다.


왕이 결단하지 못하니 일관이 아뢰기를 '두 사람이면 서민이요. 한사람이란 왕을 말하는 것이니' 그래서 뜯어보니 금갑을 쏘라(射琴匣)고 쓰여 있었다. 왕이 궁으로 들어가서 금갑을 쏘았더니 대전에서 분향하는 승려와 왕비가 몰래 간통하며 왕을 시해하려다가 발각되어 두 사람을 죽이게 하였으며 용이 나왔다는 못을 서출지(書出地)라 하였다.


이때부터 풍속에 매년 정월 상해(上亥) 상자(上子) 상오(上午)일 때는 모든 일에 조심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고 보름은 오기일(烏忌日)로 삼아 찰밥으로 제사를 지낸다. 이것을 달리 '달도'라고 한다.


선조 때 이수광도 여지승람에 설날을 달도일이라 했는데 '달'은 슬프고 애달프다는 뜻이요.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는 뜻이니 한 해를 보내는 서글픈 심회가 담긴 말이다. 왕을 살린 까마귀, 쥐, 돼지, 용은 모두 12지(띠)에 들어있어 기념할 날이 있으나 까마귀만 빠졌기에 설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이라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설날 새벽에 가장 먼저 까치 소리를 들으면 그 해에는 운수대통이라 하여 길조로 여겼다.


까치가 까마귀과에 있으니 듣기 좋고 보기 좋은 까치를 동요작가 윤극영이 선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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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06 ㅣ 2008.12.30
 

 20년 전 꼭 이때쯤 있었던 일이다. 1989년 12월 24일 온천장 동일관광호텔에서 부산의 선생님 32명이 '교목'이라는 수필동인지를 만들고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겸한 동인들과 지인들의 송년회가 개최되었다.


이 교단수필동인회는 아직도 좋은 내용으로 속간되고 있는데 그 당시 모임을 만들고 책을 엮어내도록 지도 격려하신 분이 허천(許天)선생이다. 선생은 경남 합천이 고향이지만 일찍 동래에 살면서 민주신보 국제신보 경향신문의 논설위원으로 명사설, 명칼럼을 썼다.


1962년에 수필집 '교하촌 삽화'를 출간하고 63년부터 부산의 수필동인지 '수필' '수필인' '부산수필'을 창간하는데 주역이었고 70년대에는 부산수필가협회 회장을, 80년대에는 지방에서 잘되지도 않을 '예술시대사'라는 도서출판회사를 개업했고 월간잡지 '현장'을 만들었다. 부산의 문인들이 그의 사무실에 모여들었고 그로부터 수필쓰기를 강요당하였다.


그러하니 부산의 수필문단에 허천 선생이 끼친 공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수필동인들인 문한규, 장성만, 이해주, 채낙현, 이주홍, 박문하, 최해갑 씨는 모두 동래에 살고 있었고 그가 모아서 동인이 되었다.


저마다 개성이 강한 이런 양반들을 모이게 했다면 허 선생은 하해 같은 심성을 가진 분이겠구나 짐작하겠지만 결벽증이라 할 만큼 정심(正心) 정심(瀞心)의 행동을 하여 대쪽같은 성질의 소유자였다.


고위 관직에 있는 분이 선생의 사설을 좋아한다면서 은근히 협조를 바라는 술자리를 마련했다가 마시던 술잔을 벽 쪽으로 던져버렸다거나 비위에 거슬리는 얘기를 하는 사람에게 지위, 명예의 고하를 생각하지 않고 술상을 엎어버리기를 서슴지 않았다.


부산의 수필가를 얘기할 때 누구나 허천 선생과 우하 박문하 선생을 먼저 꼽는데 두 분의 예우가 극진했다. 허 선생이 67년 2월 서울의 경향신문사로 옮긴 이후 수필동인지 발간이 뜸했는데 박문하 선생이 편집·발간 책임을 맡아있었다. 72년에 허 선생이 부산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동인지를 발간하면서 우하 박문하로 하여금 속간사를 쓰게 했다.


두 분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다. '대학촌'이라는 막걸리 집에서 허 선생이 향파 선생께 "우하의 글에 섹스 얘기가 심하게 나오는데 선배이신 향파 선생이 충고를 하는 것이 좋겠다" 했는데 동석했던 누가 우하에게 일렀겠다.


우하 발끈하여 허 선생께 절교를 선언하고 몇 년간 만나지 않았다가 당시 부산직할시장을 했던 김현옥씨가 수필집을 내고 출판기념회 할 때 향파 선생이 화해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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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41 ㅣ 2008.11.27
 

 '어떻게 하든지 오래 살아야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 살지는 못하더라도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합치면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쉽지 않다. 이렇게 하면 장수하고 저렇게 하면 단명 한다고 가르쳐도 듣기는 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


예를 들자면 60~70년대 우리나라 회사에는 술[酒] 상무가 있었다. 부러운 보직이었다. 회사와 관계있는 은행 세무서 경찰서 소방서 거래처 원청회사 협력업체 하도급회사 실무자들과 술을 마셔야 하는 임원들이다.


사장님이 맡아서 했으면 좋겠지만 바쁜 사장님께서 체면 구기고, 건강 훼손할 그런 일을 하실 수 없다. 상무 급에서 술 잘 마시고 발이 넓고 붙임성 좋은 사람이 술상무가 된다.


그들은 늦게 출근한다. 오전 11씨쯤 나와서 어제 저녁에 접대한 고충을 얘기하고 점심은 회사 가까운 일식집에서 복국으로 속을 푼다. 오후에는 사우나에 가서 푹 쉬고 그날 저녁 접대할 상대에게 연락하고 밤에는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한다. 일이 잘 풀려나간다 하더라도 술 상무들은 일찍 죽는다. 술 상무 3년 했던 사람 아직 살아있다면 나와 보세요.


왜 그들은 단명 하는가. 술은 기분 좋게 마셔야 하는데 거래 성사하자면 눈치 보면서 굽실거려야 되고 자기 맡은 일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안주로 스트레스를 마신다. 등 푸른 생선이 좋다지만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며 생명 손상하게 되어 있다.


중학교 때 막걸리, 고등학교 때 소주를 하루에 5병씩, 그렇게 50년간 마시고도 저승사자가 잡아가지 않는데 50년간 담배 한 개비 술 한 잔 마시지 않았는데도 먼저 가신 분도 있다.


술은 누가 마시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마치 꼭 같은 이슬을 사슴이 먹으면 녹용이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을 만든다. 같은 논리로 술 중에서도 소주는 증류를 잘한 맑은 술이다. 세상의 물 중에서 맑게 증류한 술을 어떤 사람은 보약의 효과를 얻고 어떤 사람은 인사불성 패가망신한다. 요컨대 기분 좋게 마셔야 하고 기분 나쁘다고 사업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울적하다고 마시면 병이 되는 것이다.


이제 연말이 오면 망년(忘年) 송년(送年) 한다고 술 마실 기회가 많을 것인데 지난 1년 기분 나빴던 것 생각하며 마시지 말고 앞으로 좋아질 것을 생각하며 희망을 마시고 긍정을 안주삼고 불평 불만을 태워 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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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6 ㅣ 2008.10.28
 

 버스의 좌석은 앉은 사람이 목적지를 향하여 앉게 되지만 지하철 좌석은 맞은편 사람을 보면서 가도록 장치되어 있다.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빤히 보면서 또는 모르는 사람에게 내 얼굴을 보여주면서 마주 앉아 있다는 것은 편한 상황이 아니다.


요행으로 마주 앉은 사람의 품신이 의젓한 대인이라 하더라도 내 몰골이 초라하게 보이는 것 같아서 신경 쓰이고 아름답고 우아한 미인과 마주 앉았다 하더라도 계속 바라볼 수는 없으니 힐끔힐끔 쳐다보는 내 시선 머무를 곳이 없다.


이럴 때 서있는 승객이 앞을 막아준다면 고마운데 청바지 입은 젊은 여성이 배꼽을 앉은 사람 코앞에 펼치고 서 있게 된다면 여간 난감하지 않다.


여름철에 유행한 배꼽 티, 배꼽 바지였으므로 가을이 짙어 가면 배꼽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두꺼운 옷을 입으면서도 배꼽은 보여주겠다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몇 마디 훈수를 한다.


배꼽은 힘줄의 맥이 모이는 자리요. 오장육부의 관문이다. 그런 지점이므로 배꼽이 깊고 넓으면 지혜롭고 복이 있다. 얕고 좁으면 어리석고 천하다. 위쪽으로 붙었으면 부(富)하고 아래쪽으로 처졌으면 가난하다. 들어가서 아래로 향하면 지식이 있고 튀어나와 위로 향했다면 지혜가 없다. 둥글면서 바르면 선사(善士)요. 비딱하면서 추하면 악인이다. 깊숙하게 간직되어 있으면 복록이 따르고 튀어나오면 천박하다. 커서 물건을 담을 듯하면 이름이 드러나고 작아서 움킬 수 있다면 좋지 못하다.


이 가르침은 조선 말엽 학자 최한기(崔漢綺) 인정(人政) 측인문 용모편에 적혀 있으니 성형전문 의사선생들에게도 참고가 되겠다.


요즘 TV 드라마에 나오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첩 농경장면에 벼 타작을 하는 농부가 상체를 풀어 헤치고 배꼽을 드러낸 모습은 그 시절 상인(常人)들의 상징이고 신선도에 신선들이 배꼽을 노출시킨 것은 세속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선인임을 표현한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더라도 배꼽을 보여주겠다는 것은 '나는 자유분방형이요'하는 선언이며 도쿄에서는 배꼽 아래 1치(寸) 쯤에 하단전(下丹田)이 있으니 여기에 정(精)이 많을수록 강할수록 정력이 왕성하다고 했다.


그러니깐 배꼽 아래가 정력의 원천이라 배꼽을 옷으로 가리지 않는 이유는 우주의 정기를 바로 받고 그 정력 발산하고 싶다는 육체의 선언이 숨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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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5 ㅣ 2008.10.02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을 격려하고 그럭저럭 형편이 풀려나는 사람에게는 이제 관심을 거두어도 좋겠구나 하는 것이 사람의 심정인데 꼭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니 무엇이냐 하면 부산사람들 야구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


롯데야구팀이 7년 동안 하위에 있을 때는 운동장이 썰렁했다. 베이징[北京] 올림픽에서 9전 전승 한국야구가 우승한 이후 부산 롯데가 연전연승하니까 롯데야구가 미쳤고 부산사람이 걸쳤다고 한다.


세계에서 제일 넓은 술집이 사직야구장이요. 세계에서 제일 큰 노래방도 사직야구장이라니 여기에 재미 붙이면 촛불이야 신문지 바람에 꺼지고 시위대 고함소리는 함성응원에 묻히고 만다.


A중학교 체육교사 B씨는 왕년에 축구 대표선수였고 그래서 B선생이 부임하는 학교는 축구팀이 만들어지고 축구 붐이 일어났다.


최근 한국 축구팀이 부실하여 축구 인기가 하락하고 올림픽 우승한 야구, 연전연승하는 롯데의 여파로 A중학교 교실 유리창은 파울 볼에 만신창이가 아니라 창이 만산(萬散)이다. 축구부 아이들도 연습에 빠져 학급대항 야구선수로 뛰고 있다. 화가 나지마는 체육교사가 운동하는 아이들 꾸짖을 수는 없다.


운동장을 지나가는 B선생에게 그 때 투수가 던진 공이 너무 높아서 포수가 잡지 못했고 그 공이 B선생 어깨에 맞히고 튕겨 나갔다. 중학생 그것도 야구선수가 아닌 골목 야구꾼이 던진 공인데 얼마나 아프겠느냐마는 요즘 울적한 선생님의 심화통을 건드렸으니 야구하던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구경 응원하던 학생들까지 수족마비 증세가 일어나고 야구선수가 모자란다고 한번만 뛰어달라는 반장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여 야구하러 나왔던 축구부 아이들은 기절 예습을 하였다.


공에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추어 중학생이 던진 공이라며 대수롭게 생각하지만 학급의 대표 투수라면 힘은 장사요, 그것도 강속구로 던졌으니 B선생도 땅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호랑이선생 체육선생 축구감독선생 B선생님이 강속구 맞고 운동장에 쓰러졌으니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때 공을 놓쳤던 포수 녀석이 B선생께 달려가서 일으켜 세우고는 거수경례를 하고는 넉살 좋게 사과했다. '데드 볼입니다. 그냥 가시면 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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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9 ㅣ 2008.08.26
 

 연세가 산수(傘壽) 80세를 바라보는 77세(喜壽 희수) 되시는 영감님이 계신데 지독한 구두쇠라고 소문이 났다.


올해 같은 더위에도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이용하지 않는다. 전기 요금이 아깝다고 집의 전기제품은 사용하지 않고 아침부터 지하철 시원한 경로석에 앉아 피서를 한다. 차라리 경로당에 가시면 어떻겠느냐고 아들이 물었더니


"싫다. 내가 경로당에 요즘 나가지 않는 이유는 10년 전에, 그러니까 예순일곱살 나와 갑장이라던 할망구가 지금도 노인정 나오면서 나이를 물으면 예순일곱이라 한다. 그런 인간들 보기 싫어서 못 간다"하시던 어른이 삼복 여름에 감기 걸렸다.


올 여름 감기 얼마나 지독하던지 목감기 치료하면 콧물 흐르고 코감기 나을 듯하니 왼발 무릎이 아프다. 의사 선생 무릎 아프다는데 청진기를 가슴과 등에 갖다 댄다.


"여기 관절에 힘이 없다는데 등판은 왜 두드리노?"


"연세가 많으시니까 몸도 기계 오래 쓴 것처럼 닳아서 완쾌되기가 어렵습니다"


"나이 때문이라고? 양쪽 다리가 한날한시에 나왔는데 어째서 왼쪽 다리만 아픈가!"


영감님 투정에 의사는 대답도 하지 않고 다음 환자를 부른다.


"빌어먹을, 늙으면 죽어야지. 아프면 죽어야 하는데 하느님도 더위 자셨나. 왜 나 같은 늙은이 불러가지 않는지"


입만 열면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니까 흰소리인줄 알지마는 듣기에 민망하여 아들이 말했다.


"아버님 모아놓은 재산 두고 어떻게 가시렵니까. 지금부터는 좋은 곳에 여행도 가시고 맛있는 것 많이 잡수시라고 의사 선생도 말씀하십디다. 팍팍 쓰십시오"


"저 영감 죽을 때 되었구나. 그렇게 악착같이 모으더니 아까운 줄 모르고 쓰는구나. 노망이 왔다고 비웃을 거야"


"아버님 잘 쓰시는 공자님 말씀에 '종심소욕불유거'(從心所欲不踰矩)라, 일흔을 종심이라 하는 것도 70이 되면 말이나 행동에 실수를 해도 주위 사람들은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더러 실수하라, 그러면 너희들은 이해한다는 소리냐. 아이구 내가 죽어야지"

"아버님 백살까지 사십시오"


"지금 팡팡 쓰고 나면 백살 뒤에는 어떻게 살겠는가. 그래서 돈 못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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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5 ㅣ 2008.07.28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없었을 때도 잘 살아 온 사람들이 더워서 못 견디겠다고 한다.


모깃불의 고약한 냄새 마당에 자욱하고 갑갑한 모기장 속으로 어린 자식들만 몰아넣고 밤새 부채로 모기 쫓으시며 잠 못 이루던 옛날 부모님들에 비하면 요즘 열대야는 고통도 아니다. 그러나 편한 시설과 가구를 갖출 형편이 되지 않은 부모의 마음은 더욱 무덥다. 그래서 후끈한 마음의 열기를 식혀 줄 시원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내의 몸이 점점 풍만하게 변하더니 드디어 남편의 역정을 듣게 되었다. 운동을 하여 체중을 줄이라고 했다. 남편 출근 이후 아파트 단지 주변을 한 시간 정도 매일 걸었는데 요즘 햇살은 아침부터 뜨거워 해뜨기 전에 조깅을 한다.


그런데 개 기르는 집들이 많아서 아침에 개를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큰 개, 작은 개, 가릴 것 없이 동네 개들이 뚱뚱한 몸으로 조깅하는 아줌마를 따라오는 것이다. 더러는 무섭게 으르렁거리며 쫓아와서 조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열심히 운동을 하던 아내가 요즘 조깅을 하지 않는다고 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그런 개 같은 사연이 있었던 것이다. 아내의 얘기를 들은 남편은 그날 퇴근하면서 야구 방망이와 자전거를 구입, 타고 귀가했다.


"웬 자전거요?" 했더니 기름값도 비싸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 하겠다는 것이 첫째 이유, 두 번째 이유는 나도 당신과 아침 운동을 자전거 타기로 함께 하겠으며, 세 번째 이 야구 배트는 따라오는 개들을 쫓아버리는 위협용 방망이라고 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건강에 좋고 경제적이며 직장에서도 좋게 볼 것이요. 그런 저런 이유보다는 사랑하는 아내를 보호하고 고유가 시대에 국가경제를 걱정하는 국민의 정신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남편은 진지하고도 엄숙하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처럼 연설했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남편을 믿고 조깅을 시작했다. 남편은 몽둥이를 들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아내의 뒤를 따랐다. 남편의 결연한 태도 때문인지 그날 아침에는 개들도 따라오지 않았다.


그때 아파트 이웃 동에 살고 있는 안면 있는 신사가 일찍 출근을 하다가 이들 부부의 모습을 보았다. 이른 아침부터 앞만 보고 힘차게 달리는 아내를 자전거 타고 쫓아가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남편을 보고 그 신사는 말했다.


'잔인한 남자로다! 아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럴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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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6 ㅣ 2008.06.25
 

 자원 없는 나라의 형편은 생각하지 않고 산유국들은 기름값을 올린다. 비싸더라도 석유는 필요한데 돈이 없으니 석유의 용처를 절약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하자면 대낮에 사무실 전등 켜지 말고 에어컨 전력 줄여보자. 대중교통 이용하여 승용차 기름 아껴보자 그랬더니 기름 절약한다고 촛불 들고 나와서 자동차 못 다니게 한다고 길을 가로 막는 애국심이 발동하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신사의 넥타이 풀기와 전 국민의 구두쇠화 운동이 퍼져나고 있다. '아 대한민국 우리 국민 좋은 나라' 노래가 울려 퍼질 것이다.


구두쇠라면 옛날부터 전해오는 얘기가 있다.


어느 가정의 가족 모두가 지독한 구두쇠였다. 생선 장수가 오면 며느리는 사지도 않으면서 두 손바닥으로 생선을 주물러서 그 비린내 씻은 물로 찌개를 끓여 시아버지 밥상에 올렸다.

시아버지 그 찌개를 자셔보고 맛이 있다고 하시면서 돈이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었다.


며느리가 돈 들이지 않고 국 끓인 비법을 말씀드렸더니 "역시 여자는 소견이 좁구나. 자기네 식구만 생각했구나. 아가야 그 손을 찌개 냄비에 씻어 넣을 것이 아니라 동네 우물에다 씻어 넣었다면 온 동네 사람 모두 고기 맛을 봤을 것 아니냐. 아깝구나"


며느리가 깜박 실수를 했지만 그녀의 친정도 절약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시아버지와 친정아버지가 자기 혼사문제로 처음 만났을 때 인사부터 절약 자랑이었다. 그 때도 지금 같은 초여름. 한복 정장하고 만났으니 땀이 났을 것이다.


두 양반 부채로 바람을 일구는데 시아버지 되실 분은 합죽선 부채를 반만 펴서 부친다.


"왜 부채를 다 펴지 않습니까?" 했더니"펴 있는 반쪽이 닳아지면 쓰지 않은 반쪽을 펴서 부치겠다"고 답하고는 "사돈 되실 분은 왜 부채질을 하지 않고 땀을 흘리십니까?"


"나는 부채를 펴서 우리 집 천장에 달아놓고 있습니다. 부채를 손에 쥐고 흔들면 닳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요. 우리 가족은 누구나 그 매달린 부채 아래에서 자기 머리를 흔들지요. 위로 조상 3대로 썼고 또 나부터 손자까지 3대가 그 부채를 쓰고 있지요. 앞으로 더 썼으면 좋겠는데 요즘 아이들은 낭비가 심해서 걱정이 됩니다"


이런 두 분이 만나서 사돈이 되었고 그 며느리 알뜰하여 세상이 어려워도 부자 되어 잘 먹고 잘 살았더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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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0 ㅣ 2008.05.29
 

아가씨들이 이른 봄부터 치마와 바지를 가위로 잘라서 입더니 초여름에 드니까 그 몇 개월 동안에 키가 많이 자라고 다리가 길어졌는지 옷이 더욱 짧아 보이고 젊고 건강한 다리에서 뿜어 나오는 기(氣)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꽃보다 나무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다고 느끼게 한다.


늦게 결혼하여 40대 초반인데 유치원 다니는 아들과 남편과 셋이서 사는 김 여사. 유치원 버스에 아이들 태우려고 나온 어머니들은 모두 김 여사보다 10년은 젊었다. 잘난체하는 젊은 어머니가 김 여사를 보는 눈길은 "할머니가 손자 데리고 나오셨나요?" 그렇게 묻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이 나이에 짧은 바지입기는 너무 심했다는 소리 들을 것 같아서 헤어 살롱-미장원에 가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그렇지만 야하지 않게 한번 꾸며달라고 부탁했다. 얼마나 기술과 정성을 다했던지 아들 유치원에 보내고 미장원에 들어왔는데 유치원 버스가 아이들 집에 데리고 올 때쯤이야 미용공사가 끝이 났다.


눈썹을 뽑고는 선을 그렸고 눈 아래는 어디서 맞아 멍이 든 것 같이 푸르탱탱, 입술은 잡은 짐승 피 빨아 마신 듯하다. 거울에 비친 완전히 변모된 얼굴은 김 여사 자신이 봐도 야단 창피스럽다.


유치원 버스에서 내린 아들이 멀뚱멀뚱 쳐다보더니 "이 엄마는 우리 엄마가 아닌 것 같아!"

"얘야. 그렇다면 엄마가 화장한 것 다 지워버릴까?" 그랬더니 아들 녀석은 재미있겠다는 듯

"엄마, 그래도 둬. 아빠가 와서 보고 도깨비 나타났다고 놀리는 걸 보고 싶어요"


김 여사의 동창생 이 여사는 남자같이 생긴 여자이다. 젊은이들이 다니는 컴퓨터 학원에 등록하러 가면서 머리는 짧게 커트, 티셔츠에 짧은 청바지, 운동화를 신었다. 짧은 바지만 아니었다면 영락없는 남자였다. 봄날이라 40대 여인의 다리 각선미도 남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뒤따라오는 남자들의 소리가 들렸다.


"여자 같지?"

"남자도 짧은 반바지를 입는다구. 남자야!"


이 여사는 뒤에 있는 남자들이 자기를 보면서 하는 얘기라고 판단되어 그들 쪽으로 상반신을 돌렸다.


이 여사를 본 한 남자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내 말이 맞지. 뒤에서 보더라도 척 보면 남자라구요"


나이 많은 사람을 폄훼하려고 만든 얘기가 아니다.


5월은 계절의 여왕 아름다운 달이고 사람의 아름다움은 자기에 맞도록 만들어내야 하니까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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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2 ㅣ 2008.04.28
 우리나라 한우보다 맛있고 값싼 미국소가 무한정 수입된다. 사실은 소가 걸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니까 쇠고기가 수입되는데 한우 축산업 하는 농민들이 굶어 죽게 되었다고 항의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돼지 키우는 양돈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문제다. 미국에서 들어온 쇠고기 가격이 돼지고기 값보다 싸게 되면 누가 돼지고기를 먹겠는가. 그러니까 매 맞을 한우보다 아예 외면당한 돼지고기가 더 낭패지경이 되겠다.


한우의 장래를 걱정하는 전문가께서 “이제 우리 한우의 품질을 좋게 하여 미국 쇠고기보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 경쟁해야 된다”고 했다. 그 말씀 듣고 어느 주부가 정육점에 가서 말했다. “아저씨, 기름도 빼고 뼈도 없는 쇠고기 두 근만 주세요”


그랬더니 정육점 아저씨 쳐다보지도 않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줌마, 그런 소를 기르려고 수백년간 시험육성교배를 해왔지만 그런 소는 퍽퍽 쓰러져서 죽고 말았답니다”


소는 미련하다지만 정육점 사장들은 지혜롭다.

돼지의 본래 말은 ‘돝’이다. 돝의 새끼를 돼지라고 했다.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는 소, 말, 개의 새끼요. 돝의 새끼가 돼지(도야지)였는데 도야지란 말이 죽어버리자 돼지새끼가 생겨나고 돼지란 말은 소, 말, 개와 대등하게 승격하였다.


돼지고기를 사겠다고 찾아 온 어느 귀부인께서 진열되어있는 생고기를 여기저기 눌러만 보고 흥정 할 때는 절반가격으로 팔라고 했다. 그런 짓을 계속하니까 정육점 주인이 혼잣소리로 중얼댔다. “암퇘지 같은 여편네. 사람 귀찮게 하구나”


부인이 그 소리를 듣고 고발하여 재판을 받게 되었다. 판사는 상인에게 유죄판결 했다. 정육점 주인은 항변 질문하였다. “아니, 돼지 같은 여자를 암퇘지라고 부를 수 없단 말입니까?”


판사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정육점 주인은 판사에게 유감스럽다는 표정으로 다시 질문하였다. “재판장님, 그렇다면 내가 암퇘지를 보고 부인이라고 부를 수는 있습니까?”


판사는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면서 “물론이야. 돼지를 보고 귀부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피고의 자유다”


그 대답 듣고 정육점 주인은 몸을 돌려 부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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