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들기

총게시물 : 148,   페이지 : 10/15

no images
조회수 253 ㅣ 2012.06.29

서기 100년대 초반 후한(後漢) 시대 중국 산동성 액현을 동래군(東萊郡)이라 했고 양진(楊震)이란 사람이 태수로 임명되었다. 양진은 관서 함곡관 출신으로 학문에 전념하여 박학이었고 인품도 훌륭하고 청렴결백한 관료여서 관서의 공자(孔子)라고 칭송 받았다.

 

그가 임지 동래군으로 가는 중에 날이 저물어 객사에 머무는데 그곳 창읍현령 왕밀(昌邑縣令 王密)이 밤늦게 혼자서 찾아 왔다. 양진이 형주자사(감찰관)로 있을 때 왕밀이 우수한 성적으로 관리시험에 합격하였기로 출셋길을 밀어준 인연이 있었기에 인사하러 왔고 두 사람은 옛이야기와 지금의 형편을 걱정하였다.

 

시간이 흘러 왕밀이 일어나며 양진에게 무엇을 주는데 황금 십 량이었다.

 

"약소합니다만 지난날의 은혜에 보답코자 하오니 제 성의를 받아 주십시오." 그러자 양진은 "나는 자네의 학식과 인품을 알고 있는데 자네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잊었단 말인가. 받을 수 없네."

 

"제가 어찌 태수 어른의 고결하신 인품을 모르겠습니까. 예의로 드리는 것이지 뇌물도 아니고 더구나 이런 밤중에 이 방안에는 태수님과 저, 두 사람 밖에 없습니다. 옛정으로 아시고 너그럽게 받아 주십시오."

 

양진은 위엄 있는 표정을 지었으나 음성은 부드럽게 말했다.

 

"자네와 나 두 사람 뿐이니 아무도 모른다는 뜻인가? 여보게 하늘이 알고[天知], 땅이 알고[地知], 자네가 알고[子知], 내가 아네[我知]."

 

왕밀은 얼굴을 들지 못하고 부끄럽게 물러났고 양진의 청렴 고결한 인품은 널리 알려져 군사관계의 최고직 태위까지 올랐다. 이 기록은 후한서양진전, 십팔사략효안황제등에 나오는데 지지(地知)를 신지(神知)라고 적은 책도 있으나 여하간 간추려 사지(四知)하고 한다.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를 끄집어 낸 의도를 아시겠지만 아직도 우리 공직자 사회는 너무 모른다. 사지는 고사하고 자기 자신 일지도 괘념치 않는다.

 

하는 짓을 보면 복날 개꼴처럼 당해야할 사람이 출세는 곧잘하여 "높은 자리에 오르고 보니 술을 마실 수 없고 요즘은 담배도 끊어야 된다."고 하기에 "술 끊고 담배 끊고, 그렇다면 귀하께서는 요즘 무슨 재미로 사는 가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거짓말하는 재미로 살지요."

 

양진과 왕밀은 2천년 전 중국 사람이요, 지금 이 나라에는 국고 털어 먹으면서 민생을 걱정한다고 거짓말하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no images
조회수 241 ㅣ 2012.06.04

얘기를 조금만 더 듣게 되면 아하 어느 회사 누구 사장님 얘기로구나 짐작하게 될 것이다. B사장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기업 키우고 돈 버는 재미밖에는 모르는 그래서 존경받은 분이었는데 밤중에 돌아가셨다.

 

심근경색이라던가 건강한 사람도 그렇게 되는 고약한 병이다. 돌아가시고 재산을 점검해보니 부채가 엄청 많아서 B사장 혼자서 고민 근심했던 모양이다.

 

부채 없는 회사 어디 있으며 높은 자리 앉으려고 청문회하면 완전 깨끗한 사람 한 명도 없고 뇌물 받아 먹고도 한 푼도 받은 것 없다고 탕탕 큰소리치다가 증거가 나오면 받긴 받은 것 같으나 대가를 봐준 일이 없다고 발뺌하지 않은 사람 있는가.

 

부채 많은 오너 사장이 별세했지만 사장하겠다는 사람은 많았다. 전무는 자기가 B사장을 가장 가까이서 모셨고 대소사를 자기와 의논하였고 그것도 오랫동안 보필했으니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자기뿐이라고 주장한다.

 

K상무는 전무를 비난한다. 전무가 일을 맡겼던 부장 과장 회삿돈 훔쳐 먹지 않은 사람 없는데 수하 직원 관리도 못했으면서 기업 경영하겠다는 것이냐.

 

자기 말처럼 오랫동안 가까이서 사장을 모셨다면서 사장의 근심도 모르고 자살처럼 운명했는데 돌보지도 않았던 전무 아닌가. 옛날 같으면 사장 무덤에 같이 매장 되었어야 할 인물이 사장하겠다는 거냐.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은 안 된다고 했다. 주인이 없으니까 노조에서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피켓을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 고등학생 자녀들 학비를 회사에서 제공했는데 대학생 자녀 등록금도 달라고 했고 자기가 사장이 되면 대학생 자녀 등록금을 주겠다는 공장장도 나왔다. 이런 난장판에 엉뚱한 사건이 터졌다.

 

영선과 청년 기능공 한 명이 대낮에 술 마시고 대취하여 회사 주차장의 승용차들을 모조리 받고 휘젓고 돌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기 몸은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았다. 영화에 나오는 주연 배우처럼 성큼성큼 걸어서 임원회의장으로 진입하더니 마이크를 뺏어 들고 연설하였다.

 

"내같이 밤낮으로 땀 흘려 일해서 대학교 문 앞에도 못간 놈의 세금으로 나라에서 등록금 준다는데 또 회삿돈으로 당신 자녀들 대학 학비 주겠다고 하느냐, 공부하겠다면 지 돈으로 해라. 왜 나처럼 없는 놈의 돈 뜯어서 하겠다는 거냐! 내가 망가뜨린 당신들의 차, 회삿돈으로 정비해라. "

 

꽝은 마이크 던지고 나가며 회의실 문 닫은 소리였다.

no images
조회수 247 ㅣ 2012.04.27

농사 넉넉하게 짓고 아들 며느리 손자 모두 온순 성실한 집안인데 하나 있는 딸이 부모 속을 뒤집는다. 미모에 재능도 있으나 서른 살이 되어도 시집갈 생각이 없다.

 

눈이 높아서 웬만한 총각은 퇴짜를 놓았다. 눈이 얼마나 높으면 그 처녀 눈은 눈썹 위에 붙었다는 소문이 퍼졌을 정도였다.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결혼을 하게 됐는데 어쩌다가 멍청한 총각을 신랑으로 택했다. 첫날밤에 신부가 신랑에게 물었다.

 

"내일 집안 처가 청년들이 모여서 신랑을 다룰 것인데 처음에 노래를 부르라고 하겠지요. 잘하는 노래 있습니까?"

"노래하고는 한 곡도 부르지 못하오."

큰일이구나, 신부가 신랑에게 노래 한 곡 가르치기를 했다. "내 부르는 대로 따라 부르시오."하고는 작은 소리로 "낙양성 십리허예"신랑은 아주 큰 소리로 "낙양성 십리허허"

 

첫날밤 친척들이 신방 문짝에 침을 발라서 손가락으로 구멍 뚫고 들여다보고 있을 텐데 신랑이 큰소리로 따라하니까 신부는 "시끄럽소. 조용히" 신랑은 따라서 "시끄럽소, 조용히" 신부가 "옆방에 듣고 있다고요." 신랑도 "옆방에서 듣고 있다고요." 신부는 기가 차서 "이것 형편없는 녀석이구나."하고 돌아누웠는데 신랑도 "이것 형평 없는 녀석이구나."하고 돌아누웠다.

 

이튿날 집안 처가 청년들이 모여서 "우리 집 처녀 훔친 도둑놈"이라면서 신랑의 발을 묶고 방망이로 발바닥을 때리면서 "노래 한 곡 불러라." 고 했다.

 

신부의 오라비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신랑이 노래를 못하면 자기들 재산인 돼지를 잡아야 된다. 그런데 예상을 뒤집고 신랑이 노래를 부르겠다하고는 큰 목청으로 "낙양성 십리허허"

 

걱정하던 신부 오라비들은 "잘한다 잘해"하면서 박자 맞추어 추임새를 넣었겠다.

 

신랑은 이어서 "시끄럽소. 조용히" "옆방에서 듣고 있다고요." 장인 영감도 걱정이 되어 옆방에서 듣고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는 "그래 내가 듣고 있네. 노래나 계속 부르게." 그랬더니 사위 신랑하는 소리가 "이것 형편없는 녀석이구나."

 

가르친다고 배웠다고 모두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니고, 알았다고 경험으로 깨달았다고 하면서도 엉뚱하게 어긋난 길로 가는 사람도 있다. 우둔한 신랑, 미련한 사위의 경우는 자기 가족만 해를 입을 것이지만 세상에는 똑똑하다면서 다른 사람들 업신여기고 폄하하는 그래서 내 미안하고 자기 부끄러운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자기 부끄러움을 모른다.

no images
조회수 298 ㅣ 2012.03.27

3월 중순도 지났는데 꽃샘바람이 차갑고 잦다. 아파트 마당 잔디밭에 할머니가 쑥을 캐고 있다. 봄소식은 꽃소식보다 냉이 달래 쑥과 같은 나물의 맛으로 확인 된다.

 

산나물 채취하는 사람이 없으니 비닐온상에서 재배한 나물이지만 장년층은 옛 맛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자기 입맛이 고급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서 봄나물을 찾는다.

 

냉이의 약간 쓴 듯 하면서면도 달짝지근한 맛이나, 달래는 뿌리에서 풍기는 쏘는 맛이 입안에 스며야 제 맛인데 온상 재배한 것은 맛이 싱겁다. 그러나 깨끗하게 손질을 했으니 푸른빛이 진하고 미끈하고 길고 굵다. 산나물에 비하여 수분이 많아 흐물흐물하고 향미와 영양소가 농축된 것이 적으니 싱거울 수밖에.

 

시장 통으로 가는 길가에 할머니 몇 분이 자기가 들에 나가서 캔 쑥이라며 사라고 하는 데 쑥국은 된장 풀어 넣는 양에 따라 맛이 다르고 쑥절편 쑥인절미도 요즘은 떡집에서 색깔 곱게 빚어냈지만 쑥의 향미는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은 배가 불러서 맛 타령을 하지만 50년 전만해도 초근목피는 식량이었다. 가을 추수한 식량은 바닥이 나고 초봄에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았을 때 산야에 돋아나는 나물들은 맛있고 영양가 있는 식량이었고 나물 캐는 처녀들의 정감도 스미어 있었다. 이런 민요를 흥얼댔으니까.

 

한푼 두푼 돈나물, 쑥쑥 뽑아 나싱개,

이개 저개 지창개, 잡아 뜯어 꽃다지,

오용조용 말매물, 칩다 꺾어 고사리,

이영꾸부정 활나물, 돌돌 말아 고비나물

길게가면 길겡이, 만병통치 삽주나물

사시장춘, 대나물

 

초봄 새로 돋아나는 나무순 중에서 두릅, 참죽순, 참죽잎이 나물거리인데 두릅은 고유의 향기가 있으나 요즘 그 맛이 덜한 까닭은 가지를 꺾어다 온상에서 싹을 트게 하였기 때문이다. 살짝 데쳐서 고추초장에 찍어 먹으면 봄향기를 씹는 듯 하다. 일찍 나온 두릅은 값이 너무 비싼 것 같지만 눈요기로도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

 

참죽잎은 가볍게 데쳐서 말렸다가 소금 간을 한 찹쌀물을 발라 참깨를 뿌려 한 번 더 바짝 말려 저장해두고 먹을 때마다 기름에 튀겨내면 안주와 밑반찬으로 일품이다.

 

산나물들은 영양소와 비타민이 들어있거니와 그 향기와 맛을 잊을 수 없고 봄에 생겨난 것이라 자연의 생동하는 기운으로 돋아난 만큼 먹은 사람에게도 그 기와 활력을 주는 훌륭한 자연식약품이라 하겠다.

no images
조회수 241 ㅣ 2012.02.28

아파트 입주자대표 선거를 했는데 얼마 전 부녀회장 했던 분이 당선되었다. () 대표들만 모여서 단지 전체의 대표를 뽑았는데 법이 개정되어 입주 세대주들이 직접선거로 선출하였다.

 

누가 출마했는지 모르겠고 선거하는 날 여행 중이어서 투표도 못했는데 입주민 92%가 투표했고 득표 90%로 이상하게 북한선거 비슷한 수준의 통계로 당선자가 발표되었다. 당선 됐으면 그만이지 투표도 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하게 당선됐다고 비난하면 되겠는가.

 

이유는 당선자가 2년 전인가 부녀회장 하면서 일일장터를 열었을 때 상인들에게서 찬조 받은 수입금, 재활용품 수거하고 얼마쯤 받았던 수입 계산이 애매하였고 그래서 반대파 부인들의 성토로 중도에 물러났던 분인데 억울하다고 호소하면서 이번에 체면 회복한다고 출마하여 예상을 뒤엎고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결과를 보고 해설한다면 당선자는 공격적 선거운동을 했다. 타인의 주장은 모두 틀렸다 하고 심지어 자기가 부녀회장 때 주장했던 것까지 상대방이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했던 것이 심심했던 주민들을 공감하게 했었나 보다.

 

"어느 동 대표 옷 입는 것 보면 그 수준을 알만하다."거나, "주차장의 승용차를 보면 주민 수준을 알겠다."거나, 상가 점포에 진열된 상품을 보면 "그 여자 헤어 어디서 했는지 수준을 알겠다." 등등 입을 열면 수시로 변하는 자기의 잣대로 수준 저하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회장 당선되었다고 단지 내에 살고 있는 여고동창 선후배들이 모여 축하 점심 먹고 몇 명은 백화점으로 쇼핑 갔다. 김 여사가 화장품을 선택하면 "광고만 요란했지 저질이더라." 이 여사가 스카프를 골랐더니 "컬러가 나이보다 젊다. 망측스럽잖아." 박 여사가 등산용 모자를 골랐는데 "노인 냄새다. 자연에 가면 밝은 원색을 써야 된다고."

 

좋게 들으면 세심하게 돌봐주는 것 같으나 지적받는 당사자는 저질이요, 망측스럽지요. 노인으로 찍히는 게 싫은 것이다. 어쨌거나 박 여사는 그 모자를 사기로 했다.

 

점원이 손님을 꼬드겨야 하는데 이 아가씨가 또 숙맥이었다. "제가 보기에도 이 모자가 참 어울립니다. 그런데 저 친구 되시는 분이 노색이라고 하셨는데요."

 

박 여사는 똑똑하게 말했다. "이 모자는 늙은 내가 쓰는 거라고요." 그리고 지갑 속의 카드를 내면서 점원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저 여자가 노색이라면 최고의 찬사야. 저승 귀신용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빨리 계산하자고요."

no images
조회수 244 ㅣ 2012.01.30

음력 설날이 생신인 아버지가 부산에 있었고 아들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였다. 아들이 생각해보니 아버지 생신을 챙겨 드린 기억이 없다. 설날 차례상이 생신 밥상이 되었으므로 음식은 풍성하였으나 조상에게 바치는 음식이지 태어난 생일에 먹는 미역국은 없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기분 좋아 하셨다.

 

"동갑내기 친구들 중에서 나보다 생일 빠른 친구가 없으니 내가 형이고 연말연시 그 바쁠 때 엄마는 해산한다고 누워 쉴 수 있었으니 나는 효자야."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당신만의 생일상을 한 번 받았으면 그런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서울 사는 아들이 부산 아버지께 생신 선물이라도 해야겠기에 무엇을 선물할까 고심하다가 어머니께 물었더니 즉각 대답이 나왔다.

 

"발 디딤판이 자동으로 나오고 등판이 뒤로 젖혀지고 안마기도 장치된 안락의자가 좋을 것이다. 생일 밥이야 한 끼 때우면 그만 아니냐. 네 아버지 연세에는 그런 것이 몸에 좋겠다."

 

아들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럽지만 어머니 뜻을 따라서 물건을 주문하고 부산 집으로 부쳤다. 그리고 음력설에 부모님 계신 고향집으로 왔더니 아버지는 "그 참 좋은 선물이었다. 너도 어려울 텐데 그 의자 받고 내가 감동했다니까. 그런데 말이야."

 

말은 아주 흡족하다고 하시지만 뒤끝이 애매하게 들려서 불편한 것이 있느냐고 여쭈었다. "아니야, 아주 좋아. 그런데 이 좋은 의자를 어디서 샀느냐?"

 

"왜요? 그 의자에 무슨 이상이라도 있습니까?" 아들은 혹시 아버지가 값비싼 의자이니까 반품하고 돈으로 돌려받을 궁리를 하시는지 의심하였다.

 

"아니, 아니다." 하시더니 "이 의자와 똑 같은 것을 하나 살까 싶다."

"뭐 하게요?"

"이번에는 내가 쓸 의자가 필요해서 그런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여 의자 하나만 구입한 것이 아버지를 더욱 불편하게 하였다. 두 분이 종일 의자에 앉아계시지도 않을 것인데 한 분이 비우면 당신께서 이용하시면 될 것인데. 아들은 참으로 입장 난처하였다.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그 편한 안락의자를 소망하고 있었겠지. 그러니까 아들의 물음에 자기 생각을 대답했을 것이다. 부모님의 경우니까 아들은 좋은 일 하고도 죄송스럽다.

 

그러나 우리 세상에는 남을 생각해주는 척하고 자기 이익만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는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이 우리를 위한다면서 얼마나 허풍을 불어댈 것인지 걱정스럽다.

no images
조회수 273 ㅣ 2011.12.29

망년회(忘年會)라는 말은 사라지고 송년회(送年會)가 많이 쓰인다. 잊어버리자고 망년회라 했는데 잊으려 잊으려 해도 나쁜 일은 잊혀지지 않으니 흉한 일들은 연말에 너 스스로 물러가라고 당부하는 뜻이 송년에 담겨 있다.

 

오후 5시경 도시철도 노약자 좌석에 않은 노신사 두 분의 대화. 연세가 많아서 청력이 약해졌는지 맞은편까지 소리가 들린다.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망년회를 왜 낮에 모이느냐. 점심 한 그릇 먹고 헤어지다니, 늙어가니까 모임도 재미가 없어."

"왜 일 년에 한 번이야? 매달 모였잖아. 12월 모임이라서 송년회라 했겠지. 우리 나이에 하는 일도 없으니 추운 밤에 모이는 것보다 밝은 낮에 모이는 것도 좋아요."

"주책이야, 노래방으로 왜 끌고 가는 거야!"

"몸 아프다 병치레 얘기나 정치판 욕하고 있느니 노래방 가서 옛날 노래 한 곡 뽑았는데 목이 확 터지는 기분이다."

"주책바가지들이야. 나는 노래 안 했다."

 

자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주책들이고 하는 일들도 틀렸다고 성난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구들 노래할 때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기분 풀지 않았으니 자네만 오늘 행사 재미없다는 거야. 낮에 모이는 것도 좋고 노래방 가는 것도 좋다. 자기는 기분이 좋다고 하는 사람은 얼굴도 덕성스럽게 보였다.

 

한 해를 보내면서 마음 정리를 어떻게 할까. 이 어려운 시대, 유럽의 선진국들도 나라 살림이 거들 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쿠데타 세계인데 우리나라는 수출이 세계 9등이다. 국민들이 일 많이 했고 좋은 상품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산천은 아름답고 음식도 제값에 맛이 있고 자기 형편에 맞는 아파트라면 얼마나 편리한 공간이냐. 자유도 만끽한다. 공무 집행하는 경찰서장을 때려도 국회의사당 발언대에서 최루탄을 던져도 되는 이 지구상에 둘도 없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 이런 것들이 내가 일해서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2011년은 다사다행하게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 150만 들어와도 일자리 없다하고 일자리 없으니 일 못했고 수입 없으니 세금 못 냈고 그러니 불만이요 불평이다.

 

그러면서도 이 추운 겨울에 잘 살고 있으니 참으로 슬기로운 국민의 나라인데 그러나 밝아오는 2012년으로 이 괴상한 자유와 파행적 슬기는 따라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no images
조회수 268 ㅣ 2011.11.29

어제했던 말과 오늘 주장하는 말의 내용이 전혀 다르지만 그때 그때 분위기에 맞추어 열혈 사자후로 민중을 이끌어가는 그리하여 그 어리석은 민중들을 끝내는 절망의 바다에 빠지게 하는 재주를 가진 지도자들이 있다.

 

프랑소아 라블레(1494-1553)가 쓴 팡타그류엘·1535에 파뉴르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사악한 거짓말쟁이, 그러자면 총명하고 기지가 있으며 대망의 꿈도 있으나 그보다 더 현명하거나 아주 우매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의 소망은 무망이 되었다.

 

배를 타고 가는데 수많은 양()을 갑판에 실은 상인 단도노를 만났다. 상의도 입지 않고 셔츠차림으로 팔짱을 끼고 상인을 무시 하는듯한 표정인 파뉴르쥬를 비웃어주었다. 모욕감을 느낀 그는 즉각 기지를 발휘하여 복수한다.

 

단도노의 양들 중에서 제일 큰 양을 비싼 값으로 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다에 던져버렸다. 양들은 우두머리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습성이 있어서 다른 모든 양들도 바다에 뛰어 들었다. 단도노는 최후의 양의 꼬리를 잡았으나 결국 양에 끌리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자신의 체면을 위하여 수많은 양들과 상인 단도노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복수했다고 만족하는 이런 인간을 우리는 존경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잔꾀에 속아버린 어리석은 양들을 불쌍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파뉴르쥬의 양()'이라는 교훈적 잠언이 생겼다.

 

자신의 야망을 위하여 자기가 아는 지식, 양들은 우두머리 양을 맹목적으로 따른다는 습성을 들추어내고 결과는 모두를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쓸쓸하게 웃는 파뉴르쥬를 원망한 것인가. 많이 가졌다고 더 많이 벌어보겠다고 자기만을 위하여 가지지 못한 자를 비웃은 상인 단도노의 잘못은 결과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런 인간들은 도처에 있다. 유식을 겸한 선동이 있고 재력을 이용하면 세상의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자들은 세균과 같아서 완전 박멸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방관할 수는 없지 않는가. 양들이 각성해야 된다. 언제나 주위가 녹음방초 우거진 평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물 깊고 파도 거센 바다가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양떼를 이끄는 목동은 선하고 용감한 다윗보다는 지켜주지는 못하면서 사랑하는 척 하면서 이용하고 팔아먹고 나락으로 유인하는 거짓 목동이 있다는 것을 양들이 알아야 한다.

 

푸르타코스의 영웅전에도 이런 말이 있다. "로마인들아, 이상한 목동에 떼를 지어 끌려가고 있는 양들과 같구나." 로마는 망했다.

no images
조회수 239 ㅣ 2011.10.28

일 년 365일 글을 멀리할 날이 있겠느냐마는 가을만큼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없다 하겠다.

 

책 읽으면 예를 알게 되고 지혜로운 삶을 살게 된다면서도 책 때문에 어리석은 치() 그것도 삼치(三癡)가 된다는 옛말이 있다.

 

내용인즉 남에게 책을 빌려달라는 것은 바보, 남에게 책을 빌려주는 것도 바보짓, 빌려 온 책을 돌려주는 것도 바보라는 말이다. 삼치의 반대쪽에는 장서(藏書), 애서(愛書), 독서(讀書) 3()가 있는데 요즘 세상에는 3치도 3가도 찾아보기 어렵다.

 

3치를 비웃으며 애장(愛藏)한 산강재(山康齋) 변영만(1889~1954) 선생은 자기 손에 들어 온 책마다 호 산강재를 새긴 장서인()을 찍고 남에게 절대 책을 빌려주지 않았는데 변명하기를 '아끼는 책은 사랑하는 여인과 같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을 친구나 후배에게 넘겨줄 수 없는 것과 같이 자기의 애서를 남에게 빌려줘 정조를 더럽힐 수 없지 않은가.' 희귀본인 책이 자기보다 더 이용될 수 있는 전문가에게는 양여도 하였다.

 

사회단체나 학생생활기록부에 취미를 적는 난이 있는데 독서가 취미라고 기록한 사람이 많다.

 

정말 별다른 취미생활이 없는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시는 분이 독서를 취미라고 기록한 것은 이해하지 않을 수 없으나 교수나 학생이 독서라 적고 자기는 열심히 공부만 하노라고 그러는 것은 마치 미화원이 청소를, 버스기사가 드라이브를 취미라고 답하는 것과 같다.

 

아버지가 호학하셔서 집이 비좁도록 애장서가 많았는데 아들 대에 오니 책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 폰으로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백과사전이 만과사전으로 펼쳐진다. 대중교통 차 안에서 책 읽는 사람이 없다.

 

아들 녀석이 아버지의 장서들을 고서적상에 야금야금 팔아먹는데 구입하는 서적상 주인이 아주 오래된 헌 책인데도 본래 책값의 열배나 올려주는 책이 있고 가격표지 금박 인쇄된 고가의 책은 원래 책값의 10% 밖에 주지 않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값을 후하게 계산한 책은 표지만 넘기면 아버지 성함을 적고 선생님 혜존(惠存)이라 쓰고 그 밑에 저자 아무개라는 사인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 아들 녀석 '이제 횡재수가 터졌구나.' 기뻐하면서 아버지 서고에서 값나갈 책을 두 권 뽑아서 표지 다음 속표지에 사인하였다.

 

책은 '햄릿' 아버지 이름 적고 저자 섹스피어 드림, 또 한 권은 '()의 기원' 저자 찰스 다윈 드림. 고서적상 주인은 그 두꺼운 책으로 녀석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no images
조회수 235 ㅣ 2011.10.05

한비자(韓非子)의 설림편(說林篇)에 나오는 이야기. 긴 장마와 폭우로 곳곳에 재난이 났는데 어느 부자의 대저택 담장도 무너졌다. 장마가 언제 끝날지 몰라서 담장 수리를 미루고 있는데 아들이 말했다.

 

"아버지 우리 담장을 빨리 수리합시다. 다시 쌓지 않으면 도둑이 들어올 것입니다."

 

외출했다가 귀가하는데 이웃집 노인을 만났다. 수인사 끝에 아들의 말과 똑같은 충고를 하였다. 하루 이틀 그대로 지냈는데 말이 씨가 된다더니 어느 날 도둑이 들어와서 돈 될 만한 재물과 세간을 몽땅 쓸어 갔다. 도둑을 당하였지만 기왕 당한 것을 어쩌랴 하면서 아들은 선견지명이 있는 녀석이라고 대견스럽게 보았다.

 

그러나 똑 같은 말로 걱정해주던 이웃집 노인에게는 도둑놈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였다. 똑같이 걱정하고 조언하였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 하나는 선견지명이요 다른 이는 의심암귀(疑心暗鬼) 당사자가 되는 것이다.

 

근래 몇 년 동안 신용금고에 신용이 없고 저축은행에 저축한 돈이 날아 가버린 사건이 연속되고 있다. 국가에서 허가하고 보증하는 은행이요, 금융 감독기관들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니 국민들은 믿고 저축하였을 것이다.

 

영리한 사람들 중에서는 "이자 많이 주면서 거두어들인 돈들이 구름 같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대출되고 있으니 곧 산통이 날 것이다. 돈은 권세 있는 자들이 먹고 잡혀가는 사람은 일이년 입 다물고 있으면 환자라는 이유로 노인이라는 구실로 다 출옥한다. 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피해 있기가 교도소만큼 좋은 곳이 없다. 그래서 국립호텔에 머물다가 나왔다는 소리도 한다."

 

점쟁이처럼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찬하는 사람은 없다. 이 난리가 어디서 누구들의 꾀에서 시작되었고 어떤 힘이 방패가 되었고 누가 먹었다는 것을 검사 판사보다 시민들이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이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의 행적과 결과가 그러하였기 때문이다. 워낙 큰 바위가 버티고 있으니 소시민들 자기들끼리 싸운다.

 

"시위하지 말라. 당신들 소란 때문에 처리가 늦어진다."고 한다.

 

계속하여 터지니까 70대 노인이 영업 정지된 은행의 내려진 철재 셔터를 두드리며 외쳤다.

 

"내 돈 못 찾아도 좋다. 어떤 놈들이 묵었는지 밝혀라. 그놈들 재산 모두 거두면 서민 저축 청산하고도 남는다. 법은 어디로 갔느냐. 법치하는 놈들이 묵었으니 손 못 대는 것 아니냐!"

 

이 노인의 울분을 의심암귀라고 할 것인가.

OPEN 공공누리 - 공공저작물 :출처표시, 비영리목적으로 2차저작물 변경하여 자유이용허락    공공누리 출처표시 후 저작물 변경없이 비영리목적으로만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담당부서 정보

  • 담당부서 총무국  문화관광과   
  • 담당자황순규
  • 문의전화051-550-4074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방문자 통계